- 아키라
- Akira
기본정보
- 일본
- 1988
- 124'00''
- 15
상영시간표
예매코드 | 상영일 | 상영시간 | 상영관 | 티켓예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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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 2024-10-26 | 19:30 ~ 21:54 | CH | 티켓예매 |
프로그램 노트
1988년 제3차 세계대전과 함께 도쿄는 순식간에 함락한다. 그로부터 30년이 흐른 2019년, 네오도쿄로 재건된 도쿄는 고층 빌딩이 만든 스카이라인과 첨단 도시 문명을 자랑하지만, 채 전쟁의 자욱을 뒤처리하지 못한 듯 어지러운 사회상을 보인다. 극심한 빈부격차와 세법 개정안 졸속 진행, 맹렬한 반정부 시위와 집을 잃은 부랑자, 그리고 도심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폭주족의 난장이 디스토피아적 무질서를 그대로 보여준다. 폭주족 집단의 안락함에 기댄 주인공 시마 테츠오는 어느 날 우연히 바이크 충돌 사고를 일으키면서 정체불명의 손길에 끌려가고 만다. 눈을 뜬 곳은 한 병원. 실험실에서 머리를 쑤시는 고통과 실험 당한 기억이 간간히 나지만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오직 현재 상황으로부터 도망쳐야 한다는 본능만이 그를 경고할 뿐이다. 하지만 진실은 보다 거대하다. 그가 갇혀있던 곳은 바로 시키시마 대령이 관리하는 연구소로 절대 에너지 ‘아키라’를 통해 무너지는 도시와 사회를 재생하고자 한다. 제2의 아키라가 될 가능성을 지닌 테츠오는 이들의 권력과 음모, 계획과 수단의 암묵적인 타겟이 된 것이다. 전쟁의 그림자와 여파가 완전히 거둬지지 않은 지금, 과연 테츠오는 아키라로서 세계를 구원할 수 있을까? 네오도쿄가 가장 열망하는 것을 가져오고,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제거할 수 있을까? 1980년대 버블 경제를 발판 삼아 힘을 펼친 <아키라>는 국가 전반의 관심과 투자·개발의 대상이 되었던 재패니메이션의 개화를 잘 보여준다. 화려한 밤거리 풍경이나 속도감과 역동성을 표현하는 액션신의 세밀함, 전투와 갈등의 결과를 나타내는 신체적 변화 혹은 훼손, 아키라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추동과 질주까지 현실주의적인 작화는 <아키라> 고유의 무기이자 시대를 앞지른 기술적 역량이다. 또한 당시 시대상을 거울처럼 미추는 도시 속의 공허함과 반정부적인 우려의 목소리는 대중문화적 사료로서 <아키라>의 저력을 체감하도록 돕는다. 아키라의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압도하는 영화 음악까지도 버블 경제의 윤택한 도움닫기가 느껴진다. (이자연)